산길을 혼자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큰 곰이 나타나 나를 껴안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무서운 일입니다.
경제용어 중에 이런 일과 같은 모습을 빗대어 쓰는 말이 곰의 포옹입니다.
곰의 포옹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사용되는 작전을 말하는 것으로
어떤 이들은 곰이 푸근하고 귀엽거나 둔하고 착한 이미지를 떠올리실 수도 있지만
경제용어에서는 긍정적인 단어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진에게 사전예고 없이 매수가격과 매수조건을 제시한
편지를 보내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곰의 포옹이라고 합니다.
마치 곰이 몰래 껴안듯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조건을 제시한다고 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인수대상 기업 경영자에게 경영권 방어 노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며
경영권을 넘기거나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회사의 매수가격 및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목표 기업 이사들이 반대하기
어려우며 반대할 경우 주주들의 저항이 예상됩니다.
또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주말에 인수 의사를 전달하여 목표 기업 경영자가
수용 여부를 빨리 결정하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곰의 포옹의 대표적인 예로는 칼 아이칸이 2006년 KT&G 경영진에 정식으로
공식매수를 해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압박과 구체적인 매수가격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건은 다소 불명확하였고 경영권을 넘기거나 동참하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협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수 제안서에는 주식공개매수를 위해 이미 20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곰의 포옹은 대상기업 인수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협상에 의한 합병 합의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